본문 바로가기

a book lover

이갈리아의 딸들 /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이갈리아의 딸들
국내도서
저자 : 게르드브란튼베르그 / 노옥재역
출판 : 황금가지 1996.07.01
상세보기



1.

개인이 가진 능력, 특성을 무시하고 오직 생물학적 '성' 만으로 상황 판단하는 것을 성차별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신체적인 특징으로 그것이 필요하지 않은 것들(업무 능력, 지식, 사회적 지위 등)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 역시 성차별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몇백년을 이어온 가부장제다. 여성주의 운동이 널리 퍼지고 있으나 여전히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고 여전히 이 문제는 논의되어야할 사안이다.


2.

  사회적인 억압은 각각 인간 본연의 특성을 짓누른다. 

  '태양'은 모든 별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별이다. 이는 인간의 성격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태양별자리에 대한 해석만으로도 그 날 태어난 개인에 대해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 태양의 전자기 파장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태양별자리의 기질을 지속적으로 발현해 나갈 수 있도록 해 준다. 그러나 이렇게 강력한 영향력의 태양도 막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사회적인 억압'이다. 성차별의 문제일 수도 있고, 인종에 관한 문제 일수도 있고, 개인의 여러 성향에 따른 사회적 인식의 문제일 수도 있다. 어쨌건 중요한 것은 그런 사회적 억압은 '태양별자리의 특성', 곧 인간 본연의 특성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물론 태양별자리 이야기에 익숙치않은 사람들은 이것을 그저 심심풀이 운세에 관한 내용이나, 재미로 보는 심리테스트와 같이 생각할지도 모른다. 여기서 그런 점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보다 중요한건 사람이 가진 어떤 본연의 특성이라는 것이 '사회적 억압'으로 훼손 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성차별이 왜 문제가 되는지는 충분히 답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3.

Q. 내가 반대의 성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상대방의 성의 편에 서서 자신의 성이 더 우월한 점들을 작성해보세요.

A. 남자는 쿨 해도 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쿨 할지도 모른다. 호탕한 기개라고 해야 할까. 허허허 웃는 웃음이라고 해야 할까. 신경 쓰이지 않는 일들은 정말로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 남자니까.


4.

(마) 페트로니우스와 아빠와의 대화 중에서…


“(생략……) 우리 사회와 같은 민주 사회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똑같을 수는 없는 거야. 그렇다면 엄청나게 지겨울 테지. 삭막하고 울적할거야”


“자기가 되고 싶은 것이 될 수 없는 것이 더 삭막하고 짜증나는 일이에요!”


“누가 네가 되고 싶은 것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니? 내 말은, 네가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거야. 꿩도 먹고 알도 먹을 수는 없어. 네가 아이를 갖는다면, 아이를 키우는 일밖에 할 수 없는 거야. 잘 들어, 페트로니우스. 어렸을 때 나도 뭐가 될 것인가에 대해 원대한 꿈을 갖고 있었단다. 바다의 낭만, 그것 때문에 네가 괴로워하는 거지. 뱃사람의 위업에 대한 모험 이야기는 이제 그만 읽고 대신 소년들을 위한 책만 보도록 해라. 그러면 네 꿈이 좀더 현실적으로 될 거다. 바다에 가고 싶어 하는 맨움은 하나도 없어.”


-p.13-14 이갈리아의 딸들 


Q. ()를 참고하며 <이갈리아의 딸들> 속에서 내가 페트로니우스라고 상상하면서 뱃사람이 되고 싶다고 어머니 브램을 설득해보아라

A. 어머니, 저는 이 세상에 새로운 인물이 되는 거에요. 상상해보세요, 삐쩍 마르고 움들에게 인기도 없을 것 같은 맨움인 제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보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인물이 되는 걸요. 저는 아마 후대의 움들에게 기념비적인 인물이 될 거에요. 제가 뱃사람이 되고 싶은 건 단순히 바다가 좋거나, 이 땅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것이 아니에요. 저는 움보다 더 움다운 맨움이 되고 싶을 뿐이에요. 제 생각을 존중해 주실 수 있으시죠 위대한 움, 어머니? 


5.

원래 설득에는 적절한 거짓말과 포커페이스가 중요하다. 사실 페트로니우스의 진심을 실천하려면 브램의 허락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브램으로부터 인정을 갈구하는 페트로니우스는 움에 종속 되고 싶은 것 뿐 일지도 모른다. 위의 말처럼 말이다.


6.

본질적으로 평등한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인간일 뿐이다. 모든 인간은 한 종일 뿐이다. 그리고 각 개인에게 주어진 특성이나, 운명이 있는 것이지 그것이 성별이나 인종이나 지역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차후의 일이다. 즉 본질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뜻이다.


7.

인간에게는 각자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발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성'에 있어 차별은 그 아름다움을 발하는 기회를 억누른다. 위에서 언급한 이유와 비슷한 이유이다. 인간은 자신 본연의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것은 어느 누가 정해주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사회적 억압에 의한 선택들은 그 자신의 선택이 아니다. 물론 그것이 그의 본연의 모습이라 확신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8.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어려울 것이다. 나는 인간은 모두가 고유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저 이야기는 정말 구름위에 떠있는 새를 잡으려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추구하며 사는 삶은 분명 가치가 있다. 그렇기에 성이 불평등한 사회가 안정적이므로, 혹은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하지 않으므로(이 의견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지만) 성이 불평등한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는 말은 비겁하다. 그러니 이상적인 일이지만, 충분히 현실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라고 답하고 싶다. 왜냐하면 몇 십 년 전 한국에 비해 지금은 분명히, 아주 조금은 그 차이가 약해졌고 적어도 나는 위 아래 남자형제들의 대학 등록금을 위해 잘하던 공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엄마와는 달리, (비록 학자금 대출이지만) 내 힘으로 대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 우리 사회에서의 성평등이 이루어졌다고는 절대, 절대로,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있다. 이 희망에서 우리가 주저앉을지, 조금 더 맞서 싸울지의 문제다. 


9.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내가 남자는 아닐까 생각했었다. 이유를 말하면 조금 웃기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 운동장에서 어떤 남학생과 '꽝'하고 부딪힌 적이 있었는데 그 날 이후로 내가 남자가 된 건 아닐까 생각했었다. (물론 아니었다. 금방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나는 내가 남자의 특성? 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매번 인식했다. 어쩌면 그 인식조차 사회적 억압의 결과물이었는지도 모른다. '여자마초' 같은 것 말이다. 나는 다른 여자들과는 달라, 나는 좀 더 쿨하고 남성적이고 무덤하고 멋있는 사람이야. 라는 말 같은 것 말이다. 그런 생각들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으며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내 모습들이 조금은 부끄러워졌고, 태양별자리 공부에 대한 욕구는 조금 더 샘솟았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것보다 왜 태양별자리를 공부하는 것에 더 관심이 쏠리는지는 토론 후에 한 번 더 생각해 볼 일이다. 논쟁적인 주제를 선택해준 발제자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 남녀 모두가 뒤로 빼지 않고 자신 본연의 모습을 예쁘게 발하는 토론이 되길 바란다. 


10.

처음으로 페미니즘에 대해서, 여성으로서의 '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불과 6개월 전의 일이지만 지금과는 마음가짐도 행동도 많이 달라졌다. 다음, 자기만의 방 에세이에서 조금 더 드러나지 않을까. 자기만의 방 이후에, 메갈리아에 관해 그리고 여성으로 살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해, 그 주변의 생활에 대해 써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