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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ook lover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Q2-1. 제시문 (가)의 패배와 파멸의 차이란 무엇일까요? 그 차이는 유의미한 것입니까?

Q2-2. 산티아고 노인의 인생관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들어 서술해 주시고, ‘승산없는 싸움’과 관련하여 노인의 인생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써 주세요.


패배하는 것과 파멸하는 것, 그것의 차이가 무엇일까. 노인의 ‘인간은 패배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뼈만 남은 청새치를 안고 돌아올 수밖에 없던 자신의 현 상태도, 그 자체로써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결국 인간이 하게 되는 모든 것들은 패배의 과정이 아니라, 삶을 살아내는 한 과정이라고 보고 싶었음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결국 그것이 노인의 인생관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뱃사람들이 보기에 84일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한 그가 이틀을 넘게 청새치를 끌고 다니고, 또 상어떼와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승산 없는 싸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계속해냈고, 실패한 후에도 ‘인간은 패배하지 않는다’ 말한다. 하지만 여기서 책을 몇장만 넘겨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노인은 소년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놈들에게 졌어.’라고. 곧 자신의 패배를 인정함으로써 앞선 말을 무력화 시킨다. 여기서 노인이 말했던 패배와 파멸의 차이는 무색해진다. 노인은 어쩌면, 바다에서의 모습과 뭍에서의 모습이 너무나도 달랐던 사람이 아닐까. 그의 인생관은 그런것이 아닐까. 바다에서의 그와 뭍에서의 그가 너무도 다른 사람. 그래서 바다에서의 그를 어려서부터 따라다닌 소년은 그를 존경하지만, 바다에서의 그와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한 뭍의 사람들은 알지못하는 그만의 인생관이 존재하는 듯 보인다. 바다에서는 인간의 모든 과정이 중요할 뿐 성공이나 패배 따위, 큰 물고기를 잡거나 못 잡거나 하는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쿨하게 말하지만, 뭍으로 돌아온 뒤에는 사자 꿈을 꾸며 죽은 부인을 생각하거나 야구를 보거나 야구 스코어를 줄줄 외운다. 또 어찌 보면 뭍에서의 일들을 자랑하듯 바다에서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노인은 바다에서의 그의 모습도 뭍에서의 그의 모습도 하나로 결정하지 못하고 평생을 자신의 모습이 없이 살아온 사람은 아닐까. 


지금까지 그는 그런 입증을 수천 번이나 해보였지만 결국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지금 또다시 그것을 입증해 보이려고 의미도 없었다. 지금 또다시 그것을 입증해 보이려고 하고 있었다. 매 순간이 새로운 순간이었고, 그것을 입증할 때 그는 과거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p.67)


Q3-1. 작품 속에서 노인은 개인의 사투를 다루고 있지만, 소년이라는 타인과의 유대와 마을 사람들이라는 공동체를 긍정합니다. 당신에게 개인의 꿈과 공동체는 어떤 관계입니까? 또한 공동체의 필요성과 중요성, 당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써 주세요.


나에게 공동체는 나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 속에 있다. 나는 공동체를 통해 성장하고 변화한다. 매번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들과는 반대로, 매번 엄청난 소속감을 느끼곤 하는 나다. 하지만 그 소속감은 옅고 넓은 성향이어서 여러 공동체에 소속감을 동시에 느끼기도 한다. 유치원에 다닌 이후로 화계초등학교, 철벽학원, 미아동성당, 성암여자중학교, 창문여자고등학교, 건국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중앙동아리 레뮤제, 연합동아리 똘레랑스, 마을공동체 청춘행성209, 건강의 집 등 정말 많은 공동체에 속해왔고 속해있는 상태이다. 나는 공동체라는 그 울타리를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그리 견고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때문에, 가족 보다 밖에서 어떤 울타리를 찾으려 노력했던것인지도 모른다. 또 그 울타리가 그리 견고하지 않을것이라는 혹은 언제고 날 떠날수도,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울타리 속에 있으면서도 항상 그 울타리를 벗어날 준비를 해왔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나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나는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나는 공동체에 속하는, 일원이 아니라 곧 공동체가 되었다. 이것이 꼭 내가 무슨 큰 자리를 맡는다거나 역할을 한다거나의 이유는 아니다. 나의 마음가짐이 그래왔던 것이다. 나의 어떤 성향은 곧 그 공동체를 대표하는 가치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몇가지만 이야기해보면, 내가 요즘 가장 시간을 두는 마을 공동체 청춘행성 209는 불안하다. 아직 우리는 잘 모른다. 하지만 서로 이야기하고 배워가는 과정을 갖는다. 그과정 자체를 중요시여긴다. 그런 모습 하나하나가 곧 나인것이다. 공동체는 곧 나다. 


Q3-2. 노인과 소년은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우정을 나눕니다. 현실에서도 이러한 관계가 가능할까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노인에 대한 생각을 적어 주세요.


현실에서의 노인에 대해 말하기 전에, 내가 생각한 이 책에서의 노인과 소년의 모습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소년은 바다에서의 노인을 동경한다. 그리고 소년은 바다와 뭍이 아직 분리되지 않아 바다에서의 노인의 모습처럼 뭍에서의 노인에게도 애정을 쏟는다. 배를 좀 타고 고기를 좀 잡으며 인식이 더 생겨 노인에게 사려깊은 모습을 보인다. 바다에서의 노인은 소년과 같다. 

여느 때 같으면 노인은 뭍에서 불어노는 미풍냄새를 맡으면 잠에서 깨어나 옷을 입고 소년을 깨우러 갔다. 그러나 오늘밤에는 뭍에서 불어오는 미풍냄새가 너무 일찍 풍겨왔고, 그래서 그는 꿈속에서도 너무 이르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계속 꿈을 꾸었다.(p26)

~그런 무늬가 생기는 건 화가 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빨리 헤엄치기 때문일까?(p.73)

노인은 꿈을 꾼다. 미풍냄새를 맡는다. 끊임없이 호기심을 느낀다. 이런 특징들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노인의 특징은 아니다. 보통 우리가 그리는 노인의 모습은 무언가 엄청나게 많은 경험을 갖고 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깊은 지혜를 발휘하며 능숙하다. 또는 새로운것을 크게 도전하기 보다는 그간 이루어 온것에서 삶을 영위해나간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그리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책에서의 노인은 다르다. 하지만 나는 이 노인과 비슷한 노인을 본 적이 있다. 아주 최근에 말이다. 작년 나는 근 6개월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봉사활동을 했었다. 그 봉사활동에 대해서 똘레랑스에서도 몇 번 언급한 적이 있는 듯 하다. 그 봉사활동은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는데, 함께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나와 같은 수업으로 온 학생들, 어르신들 이렇게 구성되었다. 그 중 자원봉사실에서 자주 이야기를 나누게 된 몇몇 어르신분들은 정말로, 이 노인과 같은 모습이었다. 작품을 호기심있게 하나하나 바라봐 주시고, 끊임없이 새로운 행동들을 새로운 활동들을 해나가시고, 꿈을 꾸시며 미소지으신다. 꼭 노인이라 해서 단순한 일, 만 할 수 있는것은 절대 아니다. 물론 내가 만나게 된 어르신들이 특별한 경우일 수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가 이런 노인분들에게 더 기회를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혹은 이런 생각을 품고는 있지만 노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 때문에 이런 꿈을 펼치지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이런 노인분들의 이야기를 더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나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우리가 너무 그분들을 배려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