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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ook lover

모두스 비벤디 / 지그문트 바우만



모두스 비벤디

저자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출판사
후마니타스 | 2010-10-1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동하는 근대” 시리즈 최근작! 불확실성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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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유와 행복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달라 했으니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자유와 행복의 상관관계는 나에게만 한정한다. 나는 자유로워야만 행복을 느낀다. 조금이라도 나의 자유를 방해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내가 한없이도 불행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나에게 자유란 행복하기위해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너무나 많은 자유는 나를 이 지구 속에 한낱 나풀대는 나비로 남겨둔 것이 아닐까 어딘가에 머무르지 못하고 부유하는 먼지 같은 존재가 될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은 아닐까하고. 분명 나는 자유로움을 느끼는 90%이상의 경우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10%의 경우에는 다른 어떤 상황에서 느끼는 것보다도 큰 외로움을 느낀다. 결국 나에게 자유는 너무나 큰 행복을 주지만 그와 함께 무엇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외로움을 쥐어준다.


2. 이 책에서 말하는 ‘인간쓰레기’는 쓰레기로 남고 싶지 않아 발버둥 쳤으나 이미 쓰레기가 되어 버려지지도 못하고 재생되지도 못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즉 본인의 의지로도 어쩔 수 없었던 사람들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인간쓰레기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아마도 인간 자신이 만들어낸 기술, 여러 개념과 가치들을 스스로 이겨내지 못한 데 있다고 본다. 인간이 가장 위대한 존재이고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부터 모든 악몽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행동이 따르지 않는 생각은 분명히 무력하지만 생각이 없는 행동은 효력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행동은 도덕적 부패와 인간적 고통을 엄청나게 증가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p.38) 이처럼 인간 자신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어떤 생각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는 것인지 매 순간 잊는다. 물론 사는 것이 바빠 앞에 있는 것만 보면서 자신이 하는 행동을 정당화 시킨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매 순간 자신이 왜 이 행동을 하는 것인지 이 행동으로 자신은 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상기해야한다. 스스로 상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상기할 수 있는 어떤 다른 수단이 필요하다. 이렇게 인간에 대해 엄격하게 말하고 나서  ‘인간쓰레기’라는 단어를 보내 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 이유는 무얼까. 나도 어쩔 수 없는 한 인간이기 때문일까. 나도 언젠가 ‘인간쓰레기’가 될 수 있는 인간이기 때문일까. 


3. Q 개인적으로 사회과학, 철학서적에서 현대사회의 모습이나 사회 구성원의 삶에 대한 저자의 비관적인 태도를 빈번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내가 생각하기에 행복한 삶은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자유롭게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많은 인용과 비유로 자신의 의견을 펼쳤는데 그 중에서도 나는 마지막 파트에 나오는 사냥꾼과 정원사의 비유가 인상에 남는다. 그리고 열심히 무언가를 사냥하는 사냥꾼으로서의 삶보다는  정원사로서의 삶이 나에게 행복한 삶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 사유지의 울타리 너머까지 모종의 조화를 이루려는 생각을 갖고 밖으로 나가 실행에 옮기는 정원사. 나의 삶도 그 정원사와 같았으면 좋겠다. 작년의 나는 이 세상의 나 혼자 스스로 설 수 있는 것만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어쩌면 너른 들판에서 먹잇감을 사냥하기위해 홀로 고군분투하는 어느 사냥꾼의 모습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나의 독립을 지켜내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설득시키고 퍼뜨리는 정원사의 모습을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행복한가.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너는 너만의 것이 있는 것 같다. 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꿈꾸는 정원사의 모습 절반은 이루고 있는 셈이다. 또 가끔 이런 말을 듣기도 한다. 나도 그런 생각은 안 해봤는데 너 덕분에 생각해보게 되었네. 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절반도 어느 정도 이루고 있는 셈이다. 아직도 나는 부족하고 온전히 행복하다고 말할 수 는 없지만 더 멋진 정원을 가꾸는 더 넓은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가 되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고 그러면서도 더 독립적인 나 자신을 지켜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