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핸드폰 보는 시간, 아무 생각없이 유튜브 채널을 돌려보는 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라고 말하지 않기.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확보하기. 작은 휴대폰 화면안에 갇힌 세상이 아니라 넓고 높은 하늘을 바라다보기, 자연의 바람을 느끼고 즐기기. <생각 끄기 연습>을 읽으며 든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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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신체는 생산적인 신체”라고 여겨지듯 행복도 그렇게 되는 것이다. 행복하고 건강한 것이 사회적 의무가 되고, 그렇지 못하면 우리는 사회의 짐이 된다.
일과 여가 간의 경계가 뚜렷해진 것은 산업혁명 이후, 그러니까 오늘날 여가라고 생각하는 개념이 등장하고 우리가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산업들이 완비된 이후였다.
바쁜 상태가 신분의 상징이 되는 경향을 신교도 직업관이 뚜렷하고 성실한 노력이 성공을 가져다주리라는 믿음이 우세한 미국에서 특히 선명하게 드러난다.
일이 짓눌린 기분을 곱씹고 이를 기록하는 사람은 교육 수준이 높고 부유한 전문직 종사자에요.
고용주는 직원들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직원들은 절대로 일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기분에 사로잡힌다.
물론 아무리 직업관이 확실한 사회일지라도 바빠야 한다는 동료들의 압력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머릿속으로 이루어지는 계산, 적극적인 공감, 계획 짜기, 추적하기, 점검하기 등 모든 일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거죠.” 하틀리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고 점검을 하는 나의 모든 행위에 이름이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으면서도 화가 났다. 처음에는 감정 노동을 닉센의 일종으로 분류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수많은 여성(감정 노동을 수행하는 이들은 주로 여성이다)에게서 엄청난 양의 시간과 에너지, 뇌 공간을 앗아가는 이 중요한 작업을 등한시하게 될 터였다. 무수한 삶이 순조롭게 굴러가는 것은 여성들의 감정 노동 덕분이다.
하지만 책을 읽거나 넷플릭스를 보는 것은 닉센이 아니다.
“사람들은 휴식을 많이 취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오락거리에서 다른 오락거리로 옮겨갈 뿐이죠. 우리는 일을 하다가 잠시 스마트폰을 들여다봅니다. 계속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립니다.” 생산성 전문가 크리스 베일리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에 대한 우리의 판단과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 방식을 인정하는 것
하지만 우리가 ‘오늘 아침은 빈둥거리며 보냈어’라고 말할 때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뜻처럼 여겨지죠.
여러분이 이런 사람이라면 닉센을 하기 위해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잠시 휴식을 취한다하더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가치 있는 인간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일을 해야 할 시간에 페이스북 페이지를 볼 때면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아무것’이라는 말은 어떤 면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 최악의 경우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도 여겨진다.
그 모든 시간을 내 것으로 만들자. 아무것도 안 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허락을 받을 필요는 없다. 생산적이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가치 있는 인간이다.
“휴식은 무엇일까요?” 코치이자 생산성 전문가인 크리스 베일리에게 물었다. 그가 나에게 준 답은 정확히 닉센처럼 들렸다. “제가 휴식으로 분류하는 활동은 딴생각을 조금 하는 것입니다. 무언가에 완전히 집중하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주의력을 통제할 필요가 없는 상태죠.” 베일리는 휴식 시간에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중요한 점은 특정 대상에 집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짧지만 강력한 휴식을 취하고 나자 일을 더 잘 처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늘 그렇듯 해야 할 일들이 나에게 돌진하지만 나는 단도를 든 사람처럼 그사이를 민첩하게 헤쳐나간다. 심지어 창의적이고 즐거우며 의욕적이다. 이런 상태는 닉센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슈퍼히어로가 되려고 하지 마라. 평범한 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잊지 마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일이다.
NOMO(Necessity of Missing Out), 기회를 놓칠 필요성
여러분이 경쟁적으로 자전거를 타거나 사이클링을 일종의 스포츠로 생각한다면 속도를 늦추기 바란다. 얼마나 멀리 갔는지,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소비했는지 따위는 생각하지 마라. 그저 움직임에 몸을 맡긴 채 딴생각에 흠뻑 젖어보자.
사람들은 명료한 청사진을 좋아하지만 실제 삶은 그렇게 딱 맞아떨어지지 않아요.
겨우 자유 시간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닉센을 하는 데 쓰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런 시간이 주어지면 남은 일이 뭐가 있는지를 생각한다.
현대 기술은 우리의 관심을 더욱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기술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기술과 단절된 채 아무것도 하지 않기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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